작년부터 채식(곡식,과일,견과류, 두부등포함)을 실천하고 있고 오랫동안 고생했던 변비와 피부 알러지가 사라져 감사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채식주의자들의 생각과 철학이 궁금하여
전범선 작가가 쓴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길 바라고」 라는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다음은 책을 읽고 공감하며 감명깊은 글들을 발췌한 것입니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운빨은 민사고와 다트머스와 옥스퍼드를 나온 것이 아니다. 북한이 아닌 남한에서 태어난 것,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태어난 것,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태어난 것, 성소수자가 아니고 비장애인이라 차별받을 일이 없었다는 것부터가 엄청난 특권이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출발선은 남보다 훨씬 앞에 있었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큰 특권은 따로 있다. 바로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동물 중에서 인간은 소수의 지배계급이다. 절대다수는 인간이 먹기 위해 만들고 가두고 죽이는 비인간 동물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생명체를 함부로 대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P. 13
→ 한국에서 남자로 태어나면 액면가와 상관없이 여자보다 많은 면에서 우대받는다. 특히 길거리에서 담배피우거나 걸어다니면서 담배피우는 경우가 그렇다. 이 얼마나 무식하고 자기만 아는 행동인가? 비흡연자의 권리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비열한 행동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런 한국인 남자들에게 왜 길거리에서 걸어다니면서 담배피우냐는 소리를 아무도 하지 않는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지나쳐버린다. 그리고 남자들은 당연하고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며 유유히 걸어간다. 이런 꼴 사나운 한국남자들을 따라 한국내에 거주하는 흑인, 동남아 남자들도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담배를 피운다. (담뱃불로 지지고 싶구나) 만약 여자였다면? 외계인처럼 다들 쳐다 볼 것이다. 보행중 담배피는 길빵충들을 다 퇴치해버리고 싶다. 냄새가 역해서 기침이 나온다.
또한 동물들이 먹기 위해 태어나는 것도 아닌데 인간의 축산업은 돈을 벌기 위해 고기가 인간에게 좋고 꼭 필요한 음식인 것처럼 포장해 많은 동물들을 살상하고 있다.
내가 만약 소로 태어났다면 송아지를 출산하고 바로 도살됐을 것이다. 왜냐하면 송아지를 출산하고 나면 우유를 계속 생산해 내야하는데 난 출산 후 모유가 별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처럼 이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동물을 거리낌없이 착취한다. 대한민국에서만 매년 12억 명이 넘는 동물이 학살된다. 공정과 정의는 어디 있는가?
꼭 능력을 따져야겠다면 가정 중요한 능력은 따로 있다. 바로 고통을 느끼는 능력이다. 제레미 벤담이 1789년 <도덕과 입법의 원리 서설>에서 일찍이 지적했듯이 문제는 그들이 '사고할 수 있는가?' 또는 '말할 수 있는가?' 가 아니라, '고통받을 수 있는가?'이다. 우리는 모두 고통 앞에 평등하다. 누군가 고통받고 있다면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다른 능력이 부족해도 상관없다. 아픔과 슬픔, 괴로움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면 그 능력만으로 충분히 윤리적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P.15
→ 사실 인간이 모두 이성적인 동물이라면 범죄행위는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다분히 감정적이고 사고가 결여된 사람들도 많아서 세상에는 개, 돼지 보다도 못하는 인간들도 많다. 각종 범죄, 학대, 폭력들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동물들도 인간과 같이 두려움과 슬픔을 느낀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탈출하다가 다시 붙잡혀간 이야기나 도살 권총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소에 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겉모습과 언어만 다를 뿐 두려움을 똑같이 느낀다. 비인간이라고 해서 그들을 죽여 먹여도 되는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비인간 동물들은 거대한 축산업의 희생양이 되고 있으며 인간들은 쇠뇌당해 자신들의 고기에 돈을 바치고 건강도 망치고 있다.
사실 인간의 고기와 동물의 고기가 큰 차이가 있는가? 다 지방, 살코기,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살코기와 소고기를 놓고 분간하라고 하면 육안으로 별 차이가 없다. 게다가 실제로 인육을 먹어본 사람말로는 인육이 송아지 고기 맛이라 한다. 왜 인간은 안되고 소는 먹어도 되는가? 심각한 종차별이다.
인간이 지금처럼 동물을 먹는다면 역병은 계속 창궐할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동물을 집단 감금하여 사육, 전시하기 때문이다. 농장에서는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개체가 모여 있기 때문에 전염이 쉽다. 그래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매년 창궐한다. 재래시장에서는 여러 종의 동물이 가까이 갇혀 있고 체액과 분비물이 교차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변이가 용이하다. ...
둘째, 동물의 몸을 먹는 행위 자체가 결정적이다. 농장과 재래시장에 갇힌 동물에서 아무리 변이가 일어나도 인간이 동물을 먹지 않으면 인수공통감염병이 생기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전 인류가 채식을 하면 코로나 같은 역병이 창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P.110
→코로나는 인재다. 모두 사람이 인위적으로 동물을 가두고 고기를 섭취하면서 생긴 일. 누굴 탓하겠는가? 인구도 너무 많다. 좀 줄어들 필요가 있다.
살처분은 공장식 축산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를 지속하기 위한 눈가림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2020년에만 12억명이 넘는 동물을 죽였다. 파쇄기로 죽이든 가스실에서 죽이든 도살장에서 죽이든 결국 다 인간이 먹기 위해 죽이는 것이다. ... 육식은 불필요하고 비윤리적이다. 그런데 국가는 육식주의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파쇄기와 가스실의 차이를 구태여 강조한다.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 파쇄기로 갈지 않고 가스실에서 질식시키겠다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도살장에서 일어나는 합법적 대학살을 은폐한다.
P.169
→ 동물을 단순히 음식이라고만 생각하니 살처분을 하게 된다. 공장식 축산이 벗다면 다들 밀집하게 모여 있지 않아 전염도 덜 되고 굳이 죽일 필요도 없는 것을 공무원들과 군을 동원해 살처분하고 이에 동원된 사람들은 심각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종교의 본질은 사람이다. 생명에 대한 경배이자 창조에 대한 감사다. 육식을 하려면 동물을 죽여야 하지만 채식을 할 때는 식물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 과일과 곡식은 모두 식물의 열매다. 그들의 성기다. 내가 사과와 쌀을 먹는 것은 사과나무와 벼의 사랑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씨앗을 다시 뿌림으로써 그들의 사랑을 세상에 나눈다. 사과나무는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사과를 만들고 그것을 내가 따 먹어도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물과 햇빛으로 가꾸면 사과나무는 계속 사과를 만든다. 그것이 나와 사과나무의 사랑이다.
P. 234
→ 나는 고기를 먹으면 변비도 심해지기도 하지만 굳이 내 입맛을 위해 그 잠깐의 포만감을 위해 다른 생명을 죽여서 먹고 싶은 욕구는 없다. 동물을 죽이면서까지 그 동물의 고기를 먹고자하는 욕망은 없는 것이다. 나는 고기를 먹으면 약간의 즐거움과 배부름을 느꼈다. 하지만 그 동물은 살해당하고 생명을 빼앗기는 것이다. 내 잠깐의 입맛을 위해서 그 동물이 치르는 대가는 너무 크지 않는가?
육식주의자들중 뇌의 사고가 없는 저급한 인간들이 그럼 채소는 왜 먹느냐며 채소는 생명이 없냐? 이런 소리를 늘어놓는다. 물론 채소도 생명이다. 하지만 식물이기에 동물처럼 두려움에 떨며 도망치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피를 흘리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까지 설명을 해야 하나? 참 수준들이 가관이다. 1,2살 유아들도 아니고. 3살들도 이런식으로 딴지 걸지 않는다. 자신의 입맛을 위해 동물을 학대하고 살상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없으니 채소 생명 운운하며 동물과 식물의 죽음 반응을 동일시 하려 한다. 동물과 식물은 다르다. 만약 자신의 집에 돌아와 방문을 열었을 때 방안에 동물 시체가 갈갈이 찢긴 채 피가 흥건해 있는 상황과 상추가 갈갈이 찢긴 채 바닥에 놓여 있을 경우 대처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면 잘 알 것이다. 두 상황에 반응이 같은가? 그렇다면 정신병원에 가라. 최대한 빨리.
☞ 발췌한 내용들이 주로 채식과 동물의 생명 존중에 치중해 있긴 하지만 책 전체를 놓고 보면 비거니즘, 페미니즘, 평화주의, 생태주의에 걸친 전범위를 다룬 철학적 에세이를 띠고 있으므로 성숙하고 삶과 생명을 사랑하는 사고를 배우고 알고자 한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Have a grea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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